안동 권씨 충재 권벌 종가음식의 상품화 연구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on the head family house of Panseogong coterie of Andong Kwon clans in Daksil village, Bongwha gun, Kyungbuk: historical sources survey and field visit over four rounds were conducted from March to June 2014. In-depth interview, storytelling, and nutrition facts were used as methods of research using 49 participants, and the potentials of trend goods were the main purpose of this research. The specialties of bongwha prefecture in the Chosun Dynasty were pine nut, manna lichen, ginseng, sweetfish, and wild honey. Ritual food bulcheonwi's offerings a feature in ChoongjaeKwonbeol's head family - were sacred wine, me, gang, otang, myun, myunjeok, pyunjeok, pyunchung, pyun, po, chungpomook, dojeok, sookchae, ssam, chimchai, sikhye, chogwa, silgwa, soojunggwa, etc. The ritual foods of bulcheonwi's head family house Choongjae Kwonbeol were commercialized through storytelling. Choongjae Kwonbeol's ritual ceremonies, recognized for their national royalty, were reorganized as the traditional Korean table settings, so that the Korean people could easily access them. The special meal called "Geumgyeporansang" represented the head family house foods’ essence to share and serve others through the Dacshil village’s natural beauty, Bonghwa’s local ingredients, and festivities after the "Chungjae Gwunbal Bulchun" rituals. The ritual foods called "Cheongamjungsang", utilizing "Chungjae Gwunbal Bulchun" rituals, were represented in the form of a lunch box: such foods illustrate the classical scholar’s mindset that enjoys the nature and arts through education and virtue.
Keywords:
Head family food, bulcheonwi', storytelling, food culture, Korean food서 론
한국 전통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음식의 원형을 발굴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Kim & Chung 2013a; Kim & Chung 2013b; Lee KA 2013). 특별히 지역 향토음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음식문화상품으로서의 종가음식은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 음식자원으로 주목되고 있다(Park & Hwang 2000; Lee & No 2013). 종가 문화 중 종가음식은 동아시아문화권인 중국, 일본과도 차별화되는 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 자원이며, 일반적으로 접빈객(接賓客)과 봉제사(奉祭祀) 음식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Kwon et al 2014).
종가(宗家)라는 말은 법령상의 용어가 아니며, 종법제의 영향을 받은 풍속의 관념으로 조상숭배와 관련하여 종가(宗家)를 존경하고 보호하였다. 더불어 종가 혈통이 끊어지는 일을 집안의 불명예로 생각하기도 하였다(Lee JS 2011). 효(孝) 실행의 결정체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의 유교식 제사는 현대사회의 변화로 인해 여러 부분에서 변화나 축소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종가(宗家)를 중심으로 전통을 고수하려는 유교적 가치체계를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다(Ruy CK 2009). 한국인에게 제사는 효(孝)의 근본으로써 생활의 근간이었고, 조상을 섬기는 봉제사가 자손이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우선시되는 일이었다. 제사와 손님 접대가 다반사였던 종가에서는 종부를 중심으로 한 특색 있는 내림음식이 전승되기도 하였다. 종가의 음식 문화는 오늘날 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상품성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며, ‘한’ 브랜드 사업을 시작으로 종가음식의 산업화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Kim Y 2011).
불천위 제사는 국가에 큰 공을 세웠거나 학문으로 덕이 높은 사람을 영구히 모실 수 있도록 국가에서 허락한 조상의 제사이다(Yoon SK 1996). 종가 중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불천위를 모시는 것은 가문의 큰 영예로 권위의 상징이도 하며, 지역에서는 학덕을 갖춘 현인이 많았음을 나타내고, 유교문화가 계승, 보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이기도 하다. 경상북도 봉화군 달실 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안동 권씨 판서공파 종가는 충재 권벌(1478∼1548) 내외의 불천위를 모시는 명문가문이다. 종가가 위치한 달실 마을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며, 이중환(李重煥, 1690∼1752)의 택리지에서 묘사된 ‘깊은 두메로 병란과 세상을 피해 살 만한 곳’으로 마을 주변의 산세 모양이 마치 닭이 날개를 치면서 우는 형상과 같아서 ‘금계포란’ 형국이어서 달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Han PW 2011). 전통적으로 달실 마을은 안동 권씨의 씨족 마을로서 종가를 중심으로 제수(祭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을 함께 하며, 강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협동 작업은 대표적인 종가음식인 한과 사업으로 연결되어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는 농가소득원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가(宗家)를 이루는 중요한 요건은 종택(宗宅)이다. 종가의 고택은 명문 종가를 탄생시킨 역사적 인물과 그 후손들의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이것은 문화재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Kim HS 2010). 종가의 고택을 브랜드화 하여 관광 상품의 자원으로 활성화시키려는 노력들도 이루어지고 있다(Lee KB 2009; Kim Y 2011; Song & Lee 2011; Lee et al 2013). 안동 권씨 판서공파 종가에는 종택뿐만 아니라, 충재가 향리에 정착하여 후진을 양성하고, 경학(經學) 연구에 전념한 작은 서재 충재(冲齋)와 멋스러운 청암정(靑巖亭) 정자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 충재종가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종가문화 등 인문학적 연구(Lee YJ 2001; NRICH 2005; Seo & Nam 2007; Ruy CK 2009; Han PW 2011)가 대부분이었으며, 구체적인 관광 상품을 위한 메뉴개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 전통음식의 발굴과 개발을 위한 연구로는 충남 향토음식 콘텐츠 개발(Kim & Chung 2010a; Kim & Chung 2010b), 경남 향토음식문화 연구(Kim & Chung 2011), 종가의 고조리서를 통해 본 음식 연구(Kwon et al 2014), 퓨전형 향토음식의 발명과 상품화(Bae YD 2008) 연구 등의 선행연구가 있었지만, 충재 권벌 종가의 종가음식을 발굴하여 상품화시킨 사례는 없다. 충재 종가의 종가음식을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종가음식뿐만 아니라, 종가가 보유한 고택과 종가문화인 제례의식까지도 지역 자원과의 융복합을 통하여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친환경 농산물과 지역생태 관광 등과의 결합과 조화가 필요하며, 안동 권씨 종택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체적 브랜드 특성화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대부가의 복합적 음식 관광 상품으로써 종가음식을 산업화하기 위해서 경상북도 봉화군 충재 권벌 종가를 중심으로 종가문화를 발굴하고, 종가음식을 표준화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화하여 관광형 종가 상품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 내용 및 방법
1. 연구 대상 및 조사 기간
본 연구는 경상북도 봉화군 달실 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안동 권씨 판서공파 종가를 대상으로 하였다. 안동 권씨 판서공파는 충재 권벌(1478∼1548) 선생을 시조로 한다. 충재 권벌(權橃) 선생은 안동이 본관으로 시호는 충정공(忠情公)이다. 1507년(중종 2년) 문과에 급제하여 예조참판에 이르렀으나, 1519년(중종 14년) 기묘사화로 파직당하고, 귀향해 어머니 묘소가 있던 유곡리 달실마을에 내려와 15년간 은거했다. 1533년 밀양부사로 복직되어 한성부판윤 등 여러 벼슬을 거쳤으나, 1545년 명종이 즉위하면서 을사사화로 파직됐다. 이어 1547년(명종 2년)에 일어난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되어 유배지인 삭주에서 여생을 마감했다. 그 뒤 선조 때 억울함이 풀리고 좌의정에 오른 후 1588년 삼계서원에 모셔졌다(Kwon JW 2007).
본 연구의 조사기간은 2014년 3월부터 12월까지 자료 조사와 4차에 걸친 현장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2. 연구방법
연구방법은 응답자가 자유로이 화제를 진행시키도록 하는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을 통하여 충재 권벌 종가의 음식문화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면접대상자는 안동 권씨 판서공파 종가(宗家)의 종손(宗孫), 차종손(次宗孫), 차종부(次宗婦)를 대상으로 하였다. 면접 시간은 3∼4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면접자가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간략히 설명하고, 피면접자는 진행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구술하였다. 피면접자는 종가의 의례음식과 일상 음식이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즐겨 먹었던 음식과 조리비법, 전통음식의 발전을 위한 견해 등 개인의 삶을 통한 음식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야기하였다. 대부분의 경우, 피면접자들이 면접 진행을 주도하였고, 면접자는 피면접자가 음식이야기라는 큰 주제를 벗어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만 간단한 질문(음식의 종류, 조리법 등)으로 개입하면서 면접을 완성하였다.
심층 면담 후 발굴된 종가 제례 음식을 바탕으로 봉화 지역 식재료를 분석하고, 상품화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식단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개발된 창작 콘텐츠는 1인 분량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한국영양학회에서 제공하는 CAN-pro 4.0을 이용하여 영양소를 환산하였다(The Korean Nutrition Society 2011).
개발된 종가음식의 상품화 가능성을 검사를 위하여 만 18∼60세 성인 49명(남 21, 여 28)을 대상으로 관능평가를 실시하였다. 대상자는 남성 21명(43%), 여성 28명(57%)이었고, 연령대는 젊은 층을 대표하는 29세 이하가 29명(59%), 중장년층을 대표하는 30세 이상이 20명(41%)이었다. 관능평가는 사전에 특성차이검사에 대한 지식과 방법을 훈련시켰으며, 준비된 음식에 대한 1회 분량, 색의 조화, 모양의 조화, 향의 조화, 식감의 조화 등으로 구분하여 조사하였다. 각 항목별 기호성은 매우 그렇다 6점,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으로 나타내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SPSS 14.0 program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연령에 따른 소비자 선호도 차이는 Duncan's multiple range test, 종가음식의 상품화 가능성은 교차분석을 사용 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봉화군의 전통 식재료와 특산물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조선시대 인문지리서로써 55권 25책이 전한다. 역대 지리지 중 가장 종합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서 향토사 연구 자료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Korean Classics Research Institute 1989). 「신증동국여지승람」 속 봉화현의 풍속으로 ‘절약, 검소를 숭상하며 누에치기, 뽕나무 가꾸기에 힘쓴다’라고 하였다. 예로부터 봉화군은 내륙 산간지역으로 물산이 풍부하진 않았으나, 절약하며 검소하게 선비정신을 실천하던 소박한 고장임을 짐작하게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통해서 본 경상북도 봉화 지역의 특산물은 Table 1과 같다.
조선시대 봉화현의 특산물로는 잣, 석이, 인삼, 송이, 은어, 석청 등이 있다. 특산물 중 특히 버섯류는 항암, 면역, 항염증 등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oupas et al 2010). Hur & Joo(2004)의 연구에 의하면 봉화지역에서 발생하는 버섯 상을 조사한 결과, 버섯의 총수는 356종이었으며, 식용버섯은 송이를 비롯한 46종이었으며, 치마버섯, 뽕나무버섯, 꾀꼬리버섯, 애기꾀꼬리 버섯, 영지, 털목이, 구름버섯 등 약용버섯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시대 봉화현의 특산물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자료는 「세종실록지리지」이다. 「세종실록지리지」는 당시의 역사지리학과 지방사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한다(http://sillok.history.go.kr). 「세종실록지리지」를 통하여 조선시대 봉화군 특산물을 살펴보면 Table 2와 같다.
「세종실록지리지」 속 봉화현의 ‘토의(土宜)는 벼ㆍ기장ㆍ조ㆍ보리ㆍ왕골이요, 토공(土貢)은 꿀ㆍ밀(黃蠟)ㆍ여우가죽ㆍ노루가죽ㆍ산달피(山獺皮)ㆍ돼지털ㆍ자리(席)ㆍ칠ㆍ잣이며, 약재(藥材)는 웅담(熊膽)ㆍ인삼ㆍ백복령이요, 토산(土産)은 신감초(辛甘草)ㆍ송이버섯ㆍ은구어이다(土宜, 稻, 黍, 粟, 麥, 莞. 土貢, 蜂蜜, 黃蠟, 狐皮, 獐皮, 山獺皮, 猪毛, 席, 漆, 松子. 藥材, 熊膽, 人蔘, 白茯苓. 土産, 辛甘草, 松茸, 銀口魚)’라고 기록되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봉화군에서는 송이버섯을 비롯한 버섯류와 인삼, 백복령, 당귀 등의 약재들이 특산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사 지역의 관공서 홈페이지와 홍보 사이트 검색을 통하여 봉화 지역 특산물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현재 봉화군의 대표적인 특산물로는 송이, 은어, 대추, 사과, 고추, 쇠고기, 쌀, 수박, 오미자, 한과 등이 있다. 특히 ‘봉화은어축제(7, 8월)’, ‘봉화송이축제(9월)’ 등 지역 향토 축제를 통하여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음식체험과 문화행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http://culture.bonghwa.go.kr).
봉화 송이는 소나무 뿌리에서 공생하는 버섯으로 태백산 자락의 토양에서 자라 다른 지역 송이보다 수분 함량이 적고, 향이 뛰어나 장기간 저장할 수 있으며, 쫄깃한 맛으로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Hong & Kim 1985). 한여름 봉화 내성천 일원에서는 봉화 은어 축제가 열리는데, 은어는 바다 빙어목 바다 빙어과의 민물고기로 맑은 물을 좋아하며, 어릴 때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하천으로 돌아온다. 살에서 수박향이 나며, 죽, 조림, 튀김, 구이, 회로도 먹는다. 봉화 은어 축제는 은어 맨손잡기, 반두잡이, 수상줄다리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이다. 봉화군은 또한 약초 재배 면적이 475헥타르에 이르는 약초 주산지이기도 하다. 봉화군 한약우는 청정지역 봉화군에서 한약재를 첨가한 전용사료를 먹여 키우는 소로 무항균, 무항생제, 무농약 사육으로 품질인증을 받은 고급 브랜드 한우이다(http://culture.bonghwa.go.kr).
2. 권벌 종가의 제례음식 문화
불천위제는 국가에 공훈이 있거나 뛰어난 학자 등을 국가에서 선정하여 4대 봉사가 끝난 후에도 신위를 묘소에 묻지 않고 사당으로 옮겨 제사를 받들게 하는 제사이다. 충재는 1548년(명종3) 71세로 세상을 떠났으나, 사후 43년째 되는 1591년(선조24) 광국원종공신 1등에 녹훈되고, 친진부조(親盡不祧)의 명을 받아 국불천위가 되었다(NRICH 2005). 충재 권벌 종가 불천위 제례 음식 진설도는 Fig. 1과 같다.
충재의 불천위제사는 음력 3월 26일 종가의 제청(갱장각)에서 올려진다. 제사에 사용하는 음식을 제수(祭需)라 하며, 제사상에 제찬(祭粲)을 배열하는 것을 진설(陳設)이라 한다. 불천위 제례 절차는 진설(陳設: 제물 차림), 출주(出主: 사당에서 신주 모심), 참신례(參神禮: 참신재배), 강신례(降神禮: 조상 혼백을 인도하여 강림케 하는 의식), 진찬(進饌: 더운 음식 올림), 초헌례(初獻禮: 첫 번째 잔을 올림)ㆍ아헌례(亞獻禮: 술잔 올림)ㆍ종헌례(終獻禮: 술잔 올림), 유식(侑食: 신에게 음식 권함), 합문(闔門: 신이 조용히 식사하시도록 문 닫고 나감), 계문(啓門: 헛기침으로 식사 끝났음 알리고 문을 염), 진다(進茶: 식사 후 차를 올림), 사신(辭神: 신을 보내드리는 절차), 납주(納主: 신주 사당에 환안), 철찬(撤饌: 음식 치움) 순서로 이루어진다.
제물 진설의 가장 첫 순서는 합동로서(盒東爐西)이다. 제사상 아래 향탁을 설치하고, 향합은 동쪽에, 향로는 서쪽에 차린다. 그런 다음 주준상(酒樽床)에 술잔과 퇴주그릇 등을 진설한다. 향탁 주변의 진설을 마치면 제1열의 술잔과 수저를 차린다. 잔반과 시접의 진설을 마치면 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에 입각하여 제4열과 제5열의 제물을 차리는데 서쪽에서부터 진설한다. 제5열 과일의 진설법에는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여 동쪽에는 붉은 과일을 놓고, 서쪽에는 흰 과일을 진설한다. 홍동백서 외에 조율시이(棗栗枾梨)라는 진설법을 따르기도 한다. 제4열에는 포와 나물을 진설하는데, 소채포혜(蔬菜脯醯), 좌포우혜(左脯右醯)의 원칙을 따른다.
제사가 시작되면 출주, 참신례, 강신례 이후 뜨거운 음식을 올리는 진찬(進饌)을 한다. 진찬은 도적을 제외한 음식을 모두 올린다. 제 3열에 6가지 탕류를 올린다. 제 2열은 육포와 어포 그리고 청포묵을 올린다. 제 2열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생선의 방향이다. 두동미서(頭東尾西)라고 하여 머리를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 1열에 면(麵), 면적(두부), 메, 갱, 편적(채소전), 편청, 편(䭏)을 올린다. 진찬 후 초헌례에 술잔과 적첩을 올리고, 아헌례에 술잔과 가적을 올리며, 종헌례에 술잔과 가적을 올린다. 적첩과 가적은 도적을 일컫고 적접거중(炙楪居中)의 원칙에 의해 가장 중앙인 제 3열 중앙에 차린다. 적은 생동숙서(生東熟西)라 하여 날것은 오른쪽에 차리고, 익힌 것은 왼쪽에 진설한다. 그리고 어동육서(魚東肉西)의 원칙에 의해 생선은 오른쪽에, 육류는 왼쪽에 놓는다. 진설의 경우, 각 열마다 차려지는 제물이 정해져 있지만, 이러한 원칙의 이면에는 ‘조상이 흠향하기에 편리하도록’이라는 기본 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테면 주된 음식인 메와 갱을 신주에 가장 가까운 1열에 차리고, 이어서 탕, 전, 나물 등을 진설한 다음 후식에 해당하는 과일과 과자류를 신주에서 가장 먼 곳인 제5열에 차리는 것은 흠향의 편리함을 고려한 진설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유식례에 첨잔을 하고, 메에 숟가락을 바로 세워 꽂는다. 합문례, 계문례를 마치면 숟가락은 내려놓는다. 진다례와 점다례에는 메를 세 번 떠서 물그릇을 넣고 숟가락은 걸쳐 놓는다. 사신례 후 철찬하고 음복례 순으로 행한다. 제사에 사용한 음식은 이미 조상이 드신 것이기 때문에 다음 제사에는 반드시 새로운 제물을 마련한다. 제사가 끝이 나면 나물과 밥은 큰 그릇에 쏟아 부어 무침 후 각자의 그릇에 나눠준다. 남은 음식은 참석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나눠주는데, 이것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후손에게 기복하기 위함이다.
충재 종가에서 제물로 사용하는 음식 목록은 제주, 메, 갱, 오탕, 면, 면적, 편적, 편청, 편, 포, 청포묵, 도적, 숙채, 쌈, 침채, 식혜, 조과, 실과, 수정과이다. 대부분의 제수는 종부의 지휘 아래 집안의 부녀자들이 모여서 준비하지만, 도적 괴는 일과 과일 쌓기는 남자들이 담당한다. 충재 권벌 종가 불천위 제례 음식은 Table 4와 같다.
메는 제삿밥이며 멥쌀로 짓는다. 갱과 탕은 한꺼번에 만들어 갱은 국물만 사용하고, 탕은 건더기를 쓴다. 탕은 육탕(쇠고기), 북어탕, 제육탕(돼지고기), 가오리탕, 상어탕으로 5탕을 쓴다. 탕의 그릇 수는 1, 3, 5 홀수로 하는데, 그 까닭은 재료가 고기, 생선, 닭 등 천산이면 홀수로 하는 것이다(Kim MY 2006). 일반적으로 기제사에는 3탕을 쓰고, 큰 제례에는 5탕을 쓴다. 탕의 수를 늘려 진설함으로써 가문의식을 강화시키고, 조상제사를 통해 위세를 알리고 과시하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한다.
면은 국수를 삶아 건더기만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석이버섯을 채 썰어 얹는다. 면적은 두부를 썰어 올리며, 편적은 미나리전과 부추전 등 채소로 만든 전이다. 편적은 청포묵을 만들고, 남은 건더기를 넣기도 한다. 편청은 꿀을 사용한다. 편은 동고떡이라고 부르며, 본편과 웃기떡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형 편틀에 본편인 하얀 동곳떡을 쌓고, 그 위에 웃기떡 11종(청절편, 밀비지, 송기송편, 경단, 쑥단자, 부편, 잡과편, 전, 산심, 조악, 깨구리)을 한 켜 씩 모두 11켜 쌓는다. 동곳떡은 머리를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놓고, 꼬리는 가운데로 고정해 시계방향으로 괸다. 편은 홀수가 되도록 높이 쌓는데, 할머니 제사 때는 23켜, 할아버지 제사 때는 25켜를 쌓았다. 다 쌓은 편은 베보자기를 둘러 제사가 시작될 때까지 쓰러지지 않도록 대청기둥에 묶어둔다.
도적은 적첩 1기, 가적 2기 모두 3기로 적첩 1기는 초헌 때 상에 올리고, 가적 2기는 아헌과 종헌 때 나눠 올린다. 적첩 1기는 아래부터 북어, 상어, 방어, 가오리,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순으로 쌓고, 가적 2기는 아래부터 북어, 상어, 방어, 가오리, 돼지고기, 소고기 순으로 쌓는다. 생선과 소고기는 날 것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익혀서 쓴다. 닭고기는 제일 위에 젖혀서 올린다. 포는 조기, 대구포, 미역을 한 그릇 담고, 얇게 포 뜬 날 쇠고기 한 그릇, 말린 가오리를 물에 불린 어포 한 그릇이다. 그리고 녹두를 갈아 만든 청포묵도 네모난 틀에 완성하여 한 그릇 올린다.
숙채는 숙주 1기와 대채 1기, 세채 1기, 소탕 1기를 올린다. 청채(靑菜)를 익혀서 만든 나물을 숙주라고 한다. 주로 배추, 산나물, 시금치 등을 사용한다. 대채, 세채, 소탕은 통도라지, 고사리, 가지, 콩나물, 박고지, 오이, 무, 석이버섯, 취나물, 다시마 등이 사용된다. 취나물은 씻은 후 콩가루를 묻힌다. 쌈 1기는 천엽을 밀가루로 깨끗이 씻어 올린다. 침채 1기는 배추, 미나리, 무를 넣은 나박김치 형태이다. 식혜는 밥을 건져 석이버섯을 올린다. 조과는 오색강정, 산자, 다식, 도라지정과를 만들어 올린다.
3. 스토리텔링을 통한 종가 불천위제례음식 상품 개발
불천위제례 음식을 상품화시키기 위하여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불천위음식의 상징성일 것이다. 충재 권벌 선생은 나라에 대한 충심(忠心)을 인정받아 충정(忠定)의 시호와 불천위를 인정받아 후손과 가문의 영광이며, 권의의 상징이 되었다. 따라서 충재 권벌 선생의 ‘충심(忠心)’을 상징하는 불천위제례 제물 중 일부를 활용하여 ‘충재진찬상’을 개발하였다.
충재 권벌의 의(義)를 향한 충심(忠心) 이야기는 지금도 후손들에게 회자되고 있었다. 권벌은 연산 2년(1496) 진사시에 입격(入格)하고, 중종 2년(1507) 문과에 급제하여 사관과 삼사 및 승정원과 각 조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고위관직에 재직할 때는 대의(大義)를 위해서 일신(一身)의 안위(安危)를 돌보지 않으며, 이로 인해 기묘사화(己卯士禍)와 을사사화(乙巳士禍)의 화(禍)를 연이어 입었으나, 선비로서의 강직함과 격조를 간직했다고 전한다. 특히 을사사화 때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홀로 충순당(忠順堂)의 문정왕후(文定王后)에게 나아가 윤원형(尹元衡)을 위시한 소윤(小尹)일파의 전횡(專橫)과 무고하게 화를 입은 윤임(尹任), 유관(柳灌), 유인숙(柳仁淑) 등의 삼대신(三大臣)을 구하는 논지의 주장을 강력히 피력하였다. 당시 올린 ‘충순당입대계사(忠順堂入對啓事)’와 ‘논구삼신계(論救三臣啓)’는 그 내용이 너무나 충직하여 후세에 회자되었다고 한다(Kwon JW 2007).
충(忠)을 상징하는 충재 권벌의 불천위 제물 중 일반 제례음식과 가장 차별화 되는 것이 바로 도적(炙)이다. 일반 제례는 숙육(熟肉)을 올리지만, 불천위제례는 생육(生肉)을 올린다. 생육을 올리는 것은 희생을 올리던 고례(古禮)에 근거하여 가장 귀한 것을 올린다는 뜻으로 이해된다(Kim MY 2006). 문중의 경제적, 사회적 규모 등에 따라 고임의 높이가 달라져 도적의 높이는 제사 규모를 드러내는 주요 수단이 되고, 조상 제사를 가문의 위세 과시로 여긴 후대의 산물로 여겨진다.
충심(忠心)을 인정받아 불천위제례를 지내게 된 충재 권벌 제사 음식을 재구성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한상 차림으로 표현하였다(Table 6).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채음식으로 곰국수, 후식은 점주, 주 음식은 흰밥, 나물탕, 자반구이, 돔배기찜, 제육탕, 가오리포송이조림, 흑백청포묵쌈, 오색나물, 물김치 등으로 구성하였다.
‘충재진찬상’은 봉화의 식재료와 종가의 전통 조리법을 기본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의 보편적인 입맛을 고려하여 표준화하였으며, 영양적 균형을 맞춰 식단을 작성하였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에너지 필요 추정량인 남자 2,200∼2,600 kcal, 여자 1,800∼2,100 kcal를 기본으로 한 끼 600∼800 kcal로 구성하여 대상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충재진찬상’의 영양분석은 Table 7과 같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량과 비교했을 때 고단백질, 저콜레스테롤 식단이며, 비타민, 섬유소 및 무기질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불천위 제례의 두 번째 상징성은 바로 공동체 의식(共同體 意識) 강화이다. 불천위 결정은 국가나 유림 문중에서 생존 시 업적이나 지위에 대한 평가를 한 다음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조상숭배가 아닌 기념비적 성격을 갖는다. 제사는 종손이 주관하지만, 참여자가 문중의 성원만이 아니라 지방의 유림이나 유지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불천위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유대관계 및 문중성원간의 단합과 동질감을 강화시켜 주었다(National Folk Museum 2003). 특히 달실 마을은 충재 권벌 선생의 후손들이 지켜온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충재 권벌의 불천위제 제수를 만들 때는 친족들인 마을 주민 대부분이 참여하고, 마을 부녀회원들은 제사에 필요한 오색한과 만드는 일을 담당하는 등 불천위제례 행사를 통하여 마을 공동체의 단합과 결속력을 다져왔다. 이와 같이 종가는 지역사회와의 연계 속에서 존재했으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근거로 하여 종가음식을 만들어냈다.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음식 나눔을 들 수 있다. 나눔 음식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떡인데, 충재 권벌 불천위제례의 가장 큰 특징 음식이 바로 ‘동곳떡’이다. 다른 지역은 주로 시루떡으로 편을 괴는데, 충재 종가는 ‘골비떡’이라고 부르는 잔절편을 사용한다. 이것에 관한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과거에는 모든 제사에 이 떡을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불천위제만 ‘골비떡’을 만들고, 그 이외에는 절편을 올린다고 한다. 그 위에 웃기떡 11종류가 올라가 20여 켜 이상의 거대한 ‘동곳떡’을 이룬다. 제사가 끝난 다음 이 ‘동곳떡’은 제사에 참석한 손님들을 접대하거나, 마을 주민들에게 나누어진다.
‘금계포란상’은 달실 마을의 풍수 형국이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으로 알을 품은 닭의 모양이라 하는 마을 지형의 특성을 담은 밥상으로 충재 권벌 불천위제례 후 참여하는 친족, 인근 유림뿐만 아니라, 충재 권벌을 추모하기 위한 지역사회 사람들이 함께 하는 음복 행사를 모티브로 하였다. 즉, ‘금계포란상’은 달실 마을의 자연경관과 봉화의 향토 식재료 그리고 충재 권벌 불천위 후 음복 행사 등을 바탕으로 제사음식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종가음식을 표현하였다(Tabel 9).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채음식으로 포란조악, 후식은 청포도 수단, 주 음식은 시레기밥, 봉화봉탕, 가자미구이, 금계찜, 포란지짐, 우엉채조림, 마늘장아찌, 무나물, 미나리나물, 나박김치 등으로 구성되었다.
‘금계포란상’은 봉화의 식재료와 종가의 전통 조리법을 기본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의 보편적인 입맛을 고려하여 표준화하였으며, 영양적 균형을 맞춰 식단을 작성하였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에너지 필요 추정량인 2,600 kcal를 기본으로 한 끼 800 kcal로 구성하여 대상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금계포란상’의 영양분석은 Table 10과 같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량과 비교했을 때 고단백질, 저콜레스테롤 식단이며, 비타민, 섬유소 및 무기질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충재 권벌 불천위 제례의 세 번째 상징은 선비정신이다. Lee JS(2011)은 한국 종가 문화의 특징으로 학문을 숭상하고 학풍을 형성하는 문벌 중시 풍조를 꼽았으며, 빈부를 막론하고 학문과 교육을 중시하였다고 하였다. 충재 권벌은 강한 신념을 실천한 사람으로 유명한데, 그의 사상적 뿌리는 바로 폭 넓고 깊은 독서에 있었다고 한다. 충재가 63세 되던 1540년(중중35) 3월, 중종은 재상 등을 경회루로 불러 꽃구경을 하고 흥겹게 놀도록 한 적이 있다. 연회가 끝났을 때 뒷정리를 하던 내시가 작은 근사록을 주웠는데, 누구의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이를 들은 임금이 말하기를 ‘권벌이 떨어뜨린 것이니 곧 돌려주라’ 라고 명했다. 임금이 알 정도로 충재가 근사록을 가까이 했음을 말해주는 일화다(Han PW 2011). 근사록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수신 지침서였다.
조선시대 선비란 이렇게 학(學)과 덕(德)을 겸비한 단아한 문사(文士)이며, 나아가 겸손한 예술인으로 자연을 사랑하고 즐기며, 술과 시화와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Park(1998)은 선비들의 사상적 특징에 대해 충, 효가 갖는 정신적 중심가치, 의를 바탕으로 한 기개와 절개, 청렴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안빈낙도(安貧樂道) 등이라고 하였다. 세속에 살더라도 맑고 깨끗한 마음을 늘 지니고자 하는 철학과 이상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의 안빈낙도 삶을 표상하는 것이 바로 정자(亭子)이다. 충재 종가의 가장 서쪽에 배치된 정자 영역에는 충재(忠齋)라는 작은 서재와 청암정이 자리하고 있다. 충재는 온돌방이 없는 청암정 대신에 겨울철에 후학을 교육했던 서재였고, 청암정은 충재가 강학을 하던 공간이었다. 청암정은 건축과 자연이 하나 된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오래전부터 지역의 명소로 소문나 있다.
충재 권벌은 중종 14년(1519)에 정변에 휘말렸다가 파직되어 고향에 돌아와 내성현 달실에 자리잡아 은거하게 되었다. 중종 21년 집 서편에 작은 서당을 지어 충재(忠齋)라 편액하고, 그 서쪽 큰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연못을 둘러 청암정(靑巖亭)이라 이름했다. 청암정은 충재 선생이 큰아들과 함께 세운 정자다. 거북 모양의 너럭바위를 다듬지 않고 주춧돌과 기둥의 높낮이를 조절해서 집을 지었는데, 하루는 온돌에 불을 지피자 바위에서 기이한 소리가 났다. 지나가던 스님이 바위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으니, 방에다 불을 지피는 것은 거북이 등에다 불을 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반신반의로 온돌을 들어내고 바위 주변을 파 연못을 만들었더니 신기하게도 울음소리가 뚝 그쳤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러한 충재 권벌 종가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모티브로 ‘청암정상’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학문을 숭상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청렴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선비들의 안빈낙도의 삶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청암정상’은 충재 권벌의 불천위 제례 음식을 활용하여 학(學)과 덕(德)을 숭상하며, 자연과 예술을 누리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선비정신을 도시락 음식으로 표현하였다(Table 12).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채음식으로 이화주, 후식은 깨구리, 쑥단자, 경단 등의 웃기떡을, 주 음식은 빚은쇠고기 송이밥, 호박쌈밥, 취나물 쌈밥, 송이전복숯불곶적, 가오리포무침, 백엽쌈, 시금치나물, 단풍물김치 등으로 구성되었다.
‘청암정상’은 봉화의 식재료와 종가의 전통 조리법을 기본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의 보편적인 입맛을 고려하여 표준화하였으며, 영양적 균형을 맞춰 식단을 작성하였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에너지 필요 추정량인 2,600 kcal를 기본으로 한 끼 900 kcal로 구성하여 대상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청암정상’의 영양분석은 Table 13과 같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량과 비교했을 때 고단백질, 고비타민 식단이며, 철분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4. 종가 제례음식 상품화를 위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
충재 권벌 불천위제례 음식으로부터 개발된 종가음식 상품의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하기 위하여 관능검사를 실시하였다. 소비자들이 외식메뉴를 선택하는데 다양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중 연령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Saba A 2001; Verbeke & Lopez 2005). 따라서 연령에 따른 종가 음식의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하고자 하였다.
충재 권벌 불천위제례 음식을 현대인의 입맛에 상품화 시킨 밥상은 ‘충재진찬상’, ‘금계포란상’, ‘청암정상’이며, 소비자 연령에 따른 밥상의 선호도 조사 결과는 Table 14와 같다.
‘충재진찬상’의 1회 분량, 색의 조화, 모양의 조화, 향의 조화, 식감의 조화, 전체적인 조화, 전체적인 만족도 모두 29세 이하의 젊은 층보다는 30세 이상의 중장년층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그 중 충재진찬상의 ‘향의 조화’ 항목에서 29세 이하의 젊은 층은 4.17점을, 3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는 4.75점을 주어 유의적으로 차이를 나타냈다(p<0.05). ‘금계포란상’의 선호도 조사 결과, 역시 1회 분량, 색의 조화, 모양의 조화, 향의 조화, 식감의 조화, 전체적인 조화, 전체적인 만족도 모두 29세 이하의 젊은 층보다는 30세 이상의 중장년층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 중 1회 분량은 29세 이하에서 4.24점, 30세 이상에서는 5.05점을 주어 유의적 차이를 나타내었으며(p<0.05), 색의 조화 역시 29세 이하에서는 4.48점, 30세 이상에서는 5.05점을 주어 유의적 차이를 나타내었다(p<0.05). 향의 조화도 29세 이하에서는 4.14점, 30세 이상에서는 4.75점으로 유의적 차이를 나타냈다(p<0.05). ‘청암정상’의 선호도 조사 결과도 1회 분량, 색의 조화, 모양의 조화, 향의 조화, 식감의 조화, 전체적인 조화, 전체적인 만족도 모두 29세 이하의 젊은 층보다는 30세 이상의 중장년층이 높은 점수를 주었으나, 연령에 따른 유의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써 충재 권벌 불천위 제례 음식으로 개발한 종가 음식은 세 밥상 모두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메뉴에 대한 선호도라 달랐는데, 연령대가 높은 소비자들은 한식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 Kim 2014).
개발된 상차림의 상품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문항은 ‘예, 아니오, 보통이다’ 세 가지로 답하였으며, 조사한 결과는 Table 15와 같다.
‘충재진찬상’은 29세 이하 82.8%, 30세 이상 65.0%가 상품화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였으며, ‘금계포란상’은 29세 이하 69.0%, 30세 이상 94.7%가 상품성의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여 상품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였다. ‘청암정상’은 상품화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29세 이하 92.6%, 30세 이상 63.2 %가 상품화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세 밥상 모두 전체 조사대상자들로부터 상품화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29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청암정상’의 상품가능성을 가장 높게 응답되었으며, 30세 이상의 중년층은 ‘금계포란상’의 상품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였다.
연령에 따른 상품 가능성 평가에서 유의한 차이(p<0.05)를 보인 ‘청암정상’은 충재 권벌 불천위 음식을 도시락 형태로 재구성한 것으로 29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젊은 층에게 전통 한식이 선택을 받기 위하여서는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방법 등을 적절히 제공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사대부가의 복합적 음식문화 상품으로서 종가음식을 산업화하기 위해서 종가음식을 표준화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화하여 관광형 종가 상품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은 경상북도 봉화군 달실 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안동 권씨 판서공파 종가를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기간은 2014년 3월부터 12월까지 사료 조사와 4차에 걸친 현장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연구방법은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을 통하여 충재 권벌 종가의 스토리와 음식문화특성을 파악하였으며, 봉화 지역 식재료와 종가의 불천위제례 음식을 바탕으로 상품화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식단을 개발하였다. 또한 성인 49명을 대상으로 관능평가 후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종가음식 상품화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를 통해 본 조선시대 봉화현의 특산물로는 잣, 석이, 인삼, 송이, 은어, 석청 등이 있었다. 또한 현재 봉화군의 대표적인 특산물로는 송이, 은어, 대추, 사과, 고추, 쇠고기, 쌀, 수박, 오미자, 한과 등이 있다. 특히 ‘봉화은어축제(7.8월)’, ‘봉화송이축제(9월)’ 등 지역 향토 축제를 통하여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음식체험과 문화행사도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다. 충재 권벌 종가의 특징은 나라에서 인정한 불천위제례를 지낸다는 것이다. 불천위제례 제물로는 제주, 메, 갱, 오탕, 면, 면적, 편적, 편청, 편, 포, 청포묵, 도적, 숙채, 쌈, 침채, 식혜, 조과, 실과, 수정과 등이다. 대부분의 제수는 종부의 지휘 아래 집안의 부녀자들이 모여서 준비하지만, 도적 괴는 일과 과일 쌓기는 남자들이 담당하였다.
충재 권벌 불천위제례 음식을 스토리텔링하여 종가 음식으로 상품화하였다. 첫째로 충심(忠心)을 인정받아 불천위제례를 지내게 된 충재 권벌 제사 음식을 재구성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한상 차림으로 표현하였다.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채음식으로 곰국수, 후식은 점주, 주 음식은 흰밥, 나물탕, 자반구이, 돔배기찜, 제육탕, 가오리포송이조림, 흑백청포묵쌈, 오색나물, 물김치 등으로 구성하였다. 둘째는 ‘금계포란상’으로 달실 마을의 풍수 형국이 알을 품은 닭의 모양이라 하는 마을 지형의 특성을 담은 밥상이다. ‘금계포란상’은 달실 마을의 자연경관과 봉화의 향토 식재료 그리고 충재 권벌 불천위 후 음복 행사 등을 바탕으로 제사음식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종가음식을 표현하였다.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채음식으로 포란조악, 후식은 청포도 수단, 주 음식은 시레기밥, 봉화봉탕, 가자미구이, 금계찜, 포란지짐, 우엉채조림, 마늘장아찌, 무나물, 미나리 나물, 나박김치 등으로 구성되었다. 셋째, 충재 권벌 종가 종택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모티브로 ‘청암정상’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학문을 숭상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청렴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선비들의 안빈낙도의 삶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청암정상’은 충재 권벌의 불천위 제례 음식을 활용하여 학(學)과 덕(德)을 숭상하며 자연과 예술을 누리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선비정신을 도시락 음식으로 표현하였다. 입맛을 돋우기 위한 전채음식으로 이화주, 후식은 깨구리, 쑥단자, 경단 등의 웃기떡을, 주 음식은 빚은쇠고기 송이밥, 호박쌈밥, 취나물 쌈밥, 송이전복숯불곶적, 가오리포무침, 백엽쌈, 시금치나물, 단풍물김치 등으로 구성되었다.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개발된 ‘충재진찬상’, ‘금계포란상’, ‘청암정상’은 모두 봉화의 식재료와 종가의 전통 조리법을 기본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의 보편적인 입맛을 고려하여 표준화하였으며,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에너지 필요 추정량인 2,600 kcal를 기본으로 한 끼 800∼900 kcal로 구성하여 대상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영양분석 결과,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량과 비교했을 때 고단백질, 저콜레스테롤 식단이며, 비타민, 섬유소 및 무기질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개발된 종가음식 상품화를 위한 선호도 조사 결과는 세 밥상 모두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에 따른 상품 가능성 평가에서 충재 권벌 불천위 음식을 도시락 형태로 재구성한 ‘청암정상’이 29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같이 종가음식뿐만 아니라, 종가가 보유한 고택, 종가문화인 제례의식,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작업은 특성화된 자체 브랜드 상품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젊은 층에게 전통 한식이 선택받기 위하여서는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방법 등을 적절히 제공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문화유산으로서 사대부가의 음식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역 생태 관광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의 문화와 체험의 융복합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과제번호: PJ009833032015)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였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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